HTP6 좌담회

HTP6 좌담회

성곽마을 동네블록 – 새로운 삶의 풍경을 짓다

제6회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 좌담회

 

들어가며

 

신지혜(아름지기) : 재답법인 아름지기는 전통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민간재단이다. 의식주 모두를 연구하고 있으며, 그중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는 주생활에 대한 연구로서 전통건축과 구도심의 도시 재생 연구를 목적으로 지난 2009년 시작되었다. 올해 6번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간략하게 소개하면, 하나의 집(통인동 이상의 집, 1회)에서 시작하여 여러 필지를 대상으로 정주에 대해 고민(2회)하거나, 인사동 서인사 마당에 실시권을 주거나(3회), 다시 아이디어 공모로서 보존과 정주를 함께 고민(4회)하는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였고 작년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자동차가 없는 도시를 구상해 보는 프로젝트(5회)를 진행하였다.

매회 주제와 대상지는 운영위원장과 심사위원장에 의해 정해진다. 지금까지 참여해 준 전문가를 소개하면, 1회부터 3회까지 이상해 교수(문화재위원회 위원장)가, 이후 4회부터 지금까지 김봉렬 교수(한예종 총장)가 운영위원장의 역할을 담당했고 조병수, 김승회, 승효상, 김종규, 조민석 등이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했다. 그밖에 매회 해당 주제의 전문가들이 초청 크리틱을 맡아 주었다. 올해는 임재용 건축가가 심사위원장을, 김성홍 교수가 초청 크리틱을 맡았으며, 행촌동 성곽마을을 대상으로 ‘성곽마을 동네블록-새로운 삶의 풍경을 짓다’란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오늘 전문가를 모시고 진행하는 이 좌담회는 주제의 내용을 더욱 심화시키고 응모자들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후 진행은 김봉렬 교수가 맡아서 해 주시겠다.

 

김봉렬(운영위원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아름지기는 품격 있는 전통문화를 살리고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시민단체이다. 이에 따라 아름지기가 주최하는 이 공모전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지금까지의 궤적을 추적해 보면, 5회는 다소 예외적이더라도, 우선 ‘한옥’과 ‘도시 속의 주거’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옥이란 것은 꼭 기와지붕의 형태가 아니라 역사, 기억, 과거의 축적, 시간의 흐름 등을 의미하며, 헤리티지 투모로우란 명칭에서도 가늠할 수 있듯이 ‘내일의 유산을 만든다’는 의미 또한 담고 있다. 이것은 과거에서 출발한 오늘의 실천이 결국 내일이 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물론 꼭 역사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름지기와 이 공모전의 목적이 역사성을 배경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또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의 지향점인 ‘도시 주거’에서 도시란 인간 삶의 배경으로서 거주 공동체를 의미해 왔던 것 같다. 그래서 항상 도시 속에서 해법을 찾기를 바라고, 그러다보니 제시된 대지들은 제약 요소와 복잡한 상황들이 꽤 얽혀 있는 편이다. 도시문제가 첨예한 서울에 대지를 국한시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런 복잡한 도시 환경 속에서 역사, 거주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일관된 주제였고 올해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점에서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는 역사, 거주, 도시 또는 주거의 형식 등을 부단히 찾아나가는 과정이란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인간과 건축의 생존을 걸고 치열한 갈등이 일어나는 도시 현장 속에서 이러한 주제가 유토피아에 그치는 것은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안 모색이 없다면 포스트(post) 아파트 이후에 우리는 무엇을 내어 놓을 수 있을 것인가?

이번 주제는 성곽마을 도시블록으로서 대지의 문제로 시작한다. 어찌 보면 특수한 상황일 수 있고, 또 어찌 보면 역사와 도시와 거주 공동체 문제가 섞여 있는 보편적인 상황일 수도 있겠다. 또 4회까지는 물체로서의 한옥이 등장했지만, 이번 대상지는 다세대, 다가구, 옛날 단독주택 등이 전부이다. 대신 서울 한양도성이라는 역사적인 경계를 동반한다. 이 때문에 주거 유형 속에서 풀든지 아니면 대지 위에서 풀든지, 대지에 연관된 역사를 재해석하는 제안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도 여전히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오늘의 논의는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의 보편적인 주제 방향이나 서울 한양도성의 역사적 상황, 주변 성곽마을의 사례 등을 살펴보고, 나아가 이번 공모전의 응모자들에게 기대하는 바를 자유롭게 얘기해 보았으면 한다.

 

동네블록

 

임재용(심사위원장, OCA소장) : 우선 주제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겠다. 보시다시피 대지가 있는 지역은 1980년대 주거재생사업으로 인해 대부분 3층, 4층의 다가구로 형성되어 있다. 그나마 길이 살아 있기 때문에 블록들이 남아있고, 집과 집 사이의 조그만 골목 풍경을 볼 수 있다. 물론 원래 조선시대 주거 원형은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 대상지는 일방통행 길을 사이에 두고 성곽을 바라보는 위치에 있으며, 일방통행 길과 대지는 레벨 차이를 갖는다. 또 대상지 내부 길은 폭이 좁아서 차량통행이 안 된다.

우선 이러한 상황에서 대략 세 가지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이런 블록들이 자생적으로 개발되면 주변 환경에 영향을 주고 결과적으로는 행촌마을 전체가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라는 전제 하에 현재 상태를 그대로 놔두고 주택을 하나씩 개조하는 전략이다. 두 번째는 대상지 내부의 좁은 길들을 한 데 모아 편안하게 통행이 가능한 길로 만드는 것이다. 이때 각 집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그대로 돌려주게 된다. 세 번째는 현재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서울 한양도성에 접한 일방 통행로를 보행자 전용 산책로로 만들고 대상지 내에 보행자 산책로와 평행하게 일방 통행로를 만드는 것이다. 응모자들에게 이 세 개의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전혀 다른 안을 제한하게 할 수도 있다.

또 하나 논의하고 싶은 것은 밀도에 대한 문제이다. 대상지는 건폐율이 법정 60%인데, 실제로는 거의 100%에 가까운 용적률을 갖는다. 밀도를 고려할 때, 주차장은 제일 낮은 곳에서 진입되는 지하주차장을 공동으로 쓰게 하고 도로변 쪽에 상업시설을 둘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일방통행 차도 양옆에 나무를 심어 보행자 통로를 만들면 성곽 주변이 공원화되어 환경이 좋아질 것 같기도 하다.

밀도는 법정 200%까지 갈 수 있겠지만 100% 정도를 한다고 보면, 세대수는 27세대에 5~6세대 더해진 정도가 나올 것 같다. 따라서 사업성을 고려할 때 140% 정도까지 풀어주어야 실제 실현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관련해서 여러 선생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

 

김봉렬 : 그보다 먼저 이번 주제를 통해 심사위원장은 무엇을 얻고 싶은가?

 

임재용 : 일단 조건은 현행법규 안에서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실제로 실현가능한 안들을 좀 받았으면 한다. 백사마을이나 기자촌도 그렇고, 서울시 내에 이슈가 되는 아파트는 기존의 길과 블록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고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설계를 하면서 이건 좀 아니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 길의 흔적이 남아 있으면 새로운 풍경을 만들더라도 길의 구조 자체가 주는 옛 풍경은 바뀌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이번 공모전을 통해 전면 철거 방식의 개발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

대상지가 행촌마을인 이유는 자생적인 도시블록을 제안하기 위해서이다. 이곳은 주차할 데가 정말 없다. 하나 있는 것마저도 거주자 우선이다. 이런 측면에서 각 블록별로 주차도 가능하고, 쓰레기도 한 데 모아서 같이 버리고, 또 커뮤니티 시설도 있는 자생적인 블록을 제안하고 싶다. 이 블록들이 계속 퍼져나가게 되면 동네의 캐릭터도 지키고 주민의 삶의 질도 보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 취지에서 행촌마을을 대상지로 삼았다. 물론 성곽 주변이란 점도 아름지기 공모전이 추구하는 바와 맥을 같이한다.

 

김봉렬 : 특수해들이 여기저기 확산되어 하나의 도시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재개발의 최소 단위로 동네블록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임재용 : 아까 언급한 길의 재구성에서 첫 번째 방법은 누군가에 의해 일반해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특수해라기보다는 보편성을 가진 새로운 유형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김봉렬 : 사실 유형이란 것은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되어야 제대로 적용되고 실험된다. 다이어그램과 같은 일반적인 유형은 오히려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인 허상이 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다세대나 아파트이다. 그런 유형은 어떤 부분은 충족시킬지라도 잃는 게 많다. 서울형 주거, 한국형 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좀 다른 방법, 그러니까 이런 작은 시도들로부터 출발해서 찾아나가는 게 맞는 것 같다.

 

성곽마을과 역사성

 

김영수(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 연구교수) : 성곽마을이라고 칭하는 것들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가 공모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한양도성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중인 것은 모두가 잘 알 것이다. 등재신청서가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되었는데, 공모전 대상지가 여기 포함된다. 한양도성 주변에는 성곽마을로 불리는 마을들이 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성곽마을에 대해 연구를 실시하여 현재까지 9개 권역 22개 마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중 행촌마을은 이화/충신마을과 더불어 선도 프로젝트로서 중요한 대상지다. 이미 이화/충신마을은 마을 재생을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간 상태이고, 행촌마을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가 세계유산이라는 측면을 강조했으면 한다. 공모전 자체의 명칭도 그렇고, 향후 한양도성이 우리가 바라는 대로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다면, 미래에는 이곳의 가치를 재평가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행촌마을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미래가치, 세계유산적 가치를 기저에 깔고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심사위원장이 실질적인 안을 기대하는 것에 충분히 동의하고, 그렇다면 지금 도시계획법이나 건축법에서 다루고 있는 것 외에 세계유산제도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에 대해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이 건폐율, 용적률을 제어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세계유산제도에는 보전과 관련하여 요구되는 프로그램이 있다. 젊은 건축가들이 그것을 인식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게 하려면, 세계유산제도에서 전반적으로 얘기하는 5C 전략(2002년에 세계유산위원회는 부다페스트 선언을 발표하면서 네 가지 전략 목표 4C를 제시하였다. 즉 세계유산목록에 대한 신뢰Credibility를 높이고 세계유산의 효과적 보전Conservation을 보장하며 세계유산협약체약국의 역량을 키우고Capacity-building, 소통Communication을 통해 세계유산에 대한 대중적 인식과 참여 및 지지를 높이는 것을 뜻한다. 2007년에는 여기에 지역사회Community가 더해져 5C로 바뀌었다_각주 처리) 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좀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유도하는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관련자들은 등재신청서 보호관리계획의 기반을 마련하면서 높이나 밀도에 대해 고심을 많이 했다. 적어도 성곽에 근접한 마을을 만들 땐 성곽을 의식해야 한다는 것, 또 세계유산제도에서 유산구역과 완충구역을 설정하는 문제(유산구역 일부에 포함이 되고 그것은 문화재 보호법의 보호 구역 안에도 들어오는 부분) 등, 이번 공모에서도 이와 관련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어 반영되었으면 한다. 또 탁월한 보편적 가치, 즉 우리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가치를 선정한 바 있다. 그런 것도 어느 정도 기본적인 정보로 제공된다면 한층 더 성곽을 의식하면서 디자인하지 않을까 한다.

 

임재용 : 언급한 것들도 가이드라인이 있는지?

 

김영수 : 구체적으로 다 있지는 않다. 그런데, 성곽을 어느 정도까지 인식할 것인지, 기본적인 기준은 제시해 놓았다. 물론 많은 부분은 여전히 법적 사항은 아니어서 해결책들은 제안자 스스로가 알아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는 지형의 문제이다. 성곽 주변의 지형은 굉장히 중요하다. 타고난 보편적 가치를 제시할 때 지형과 성곽의 일체화를 강조했고, 주변 지형의 문제를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이번 대상지는 다행히 1980년대 이후에 개발이 돼서 다세대 주택 정도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지형의 변화가 과격하게 일어났을 것 같진 않다. 그렇다고 한다면, 지형을 다 밀어버리고 계획하느냐, 지형에 어느 정도 순응하고 그것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계획하느냐는 성곽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방향 설정이 된다. 꼭 짚어봐야 할 문제이다.

 

임재용 : 나는 성곽이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박물관의 그림처럼 그저 바라보고 감상하는 대상이 아니라 생활 속의 성곽이었으면 좋겠다. 성곽 옆에서 운동도 하고 산책도 하고…. 함께 호흡하는 대상이 되었으면 한다.

 

김영수 : 그런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5C 전략 중 커뮤니티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다.

 

김봉렬 : 활용 속에서의 보존 문제로 볼 수 있겠다. 유네스코의 정신 중에는 변화한 것도 역사고 역사 속에서 주민들의 삶을 보장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김성홍(초청 크리틱, 서울시립대 교수) : 서울 성곽이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국가는 그것을 특별한 지구로 지정하는가?

 

김영수 : 그렇지는 않다. 한양도성의 유산구역으로 지정한 부분은 기본적으로 문화재보호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보호구역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여전히 문화재 보호법의 영향 아래 있다.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이라고 해서 100m 내의 행위는 모두 심의의 대상이 된다.

 

임재용 : 20m까지는 어떤 행위도 못하게 되어 있는가?

 

김영수 : 문화재보호법의 보호구역은 건축행위를 최대한 자제하도록 되어 있다. 이것은 법적 규정이다.

 

김봉렬 : 보호구역 내의 건축 행위가 모두 금지된 것은 아니고 문화재위원회에서 심의를 통해 가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이광환(해안건축 소장) : 문화재보호법 13조에 의하면 문화재 보호구역은 지자체가 필요에 따라 지정하게 되어 있고, 35조에 의하면 문화재 주변으로 건설공사가 있을 경우, 그것이 문화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허가권자가 영향성을 검토하여 판단하도록 되어 있다. 2010년 이후 문화재청에서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 허용기준을 만들었고 서울의 경우 100m 보호구역을 두게 되었다. 그 언저리 내 대부분은 개별 도면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 각각 구역에 따라 신축 금지, 심의 필수, 높이 규정 등이 결정된다. 이미 설정되어 있는 기준에 맞는 경우는 심의를 받지 않고 다른 여건들을 판단해서 허가 처리되고, 기준에 어긋나거나 심의구역에 포함될 때는 심의를 받게 되어 있다. 심의구역 내에는 어떤 전제도 없고 문화재 보호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개략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다. 높이, 재료, 크기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다.

 

주거환경관리사업구역

 

김성홍 : 여기는 주거환경관리사업구역인가? 혹은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인가? 문건에 틀린 부분이 있는 것 같아 확인했으면 한다.

 

이광환 : 과거 이곳은 주거환경개선지구로서 주거환경개선사업 대상지였다. 이 사업은 저소득층 대상의 공공사업으로 요즘은 서울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현재 여기를 주거환경관리사업지구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듯하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은 재개발/재건축 대안사업 중 하나로, 기반시설이 양호한 곳에 적용되어 마을 형태를 유지케 하는 사업이다.

 

김성홍 : 주거환경관리사업지라면, 도정법(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의한 소규모 재개발 방식(가로주택정비사업 포함)으로 진행할 때 법적으로 충돌이 없는가? 심사위원장이 앞서 제안한 내용들이 정비사업에 가깝기 때문에 법과 제도를 확인했으면 한다.

 

이광환 : 현재 서울시는 대상지를 주거환경관리사업지로 지정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이 지역 전체에 대하여 기반시설부터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들을 점검할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블록에 대한 고민은 선행되지 않는다. 주거환경관리사업의 큰 원칙은 공공시설은 공공에서 정비하고 가로나 종래의 집은 주민들 스스로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데 있다. 공공이 해 주는 중요한 인프라는 주민들이 쓸 수 있는 공간을 하나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주거환경관리사업의 성공은 공동체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달렸는데, 사실 대다수 주민들의 열망은 획기적인 주거환경의 개선에 있다. 하지만 그렇게 다해 주지는 못한다. 왜냐면 그런 방향으로 가는 순간 일이 엄청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업지구 안에는 이번 대상지처럼 작은 블록들이 수십 개 있는데 그것을 모두 대상으로 삼기에는 비용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대표적인 5개 블록 정도만 건드려서 그것이 전체 주거환경관리사업과 어울리도록 만드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그러는 가운데 새로운 주거 유형도 실험해 볼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주거환경관리사업과 공조하여 일을 도모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김봉렬 : 우리 논의가 법이나 제도 영역에 집중되는 것 같다. 주최측에서 검토하여 좀 더 자세하게 제안해 줄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문화재 보호든, 세계문화유산이든, 주거정비사업이든, 관리사업이든 간에 너무 세세한 주문을 하는 것보다 제도나 법의 정신을 좀 부각시켜 주고 그 정신을 따라가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우는 게 나을 것 같다. 성곽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나는 성곽 안팎의 상황이 너무나 다른 것 같고(안쪽은 정리가 되어 있는 반면 바깥쪽은 그렇지 못하다) 건물들도 대부분 성곽을 등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다 보니 성곽의 장애물로 여기며 주거지가 형성되어 있는데, 문화재 보호나 세계문화유산의 정신에 따르면 성곽이 주체가 되고 그것을 향해서 인공물들이 표정을 갖는 게 중요하다. 그러한 정신으로부터 건축적으로 중요한 가치들이 제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상지가 갖고 있는 문제

 

김성홍 :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하나 하겠다. 이 대상지는 현재 무슨 문제가 있는가? 이 땅과 집들은 무슨 문제를 가지고 있나? 문제가 있어야 해법을 찾지 않을까?

 

김영수 : 첫 번째 문제는 주거환경관리사업지구가 되기 전까지는 여전히 개발 압력이 굉장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화/충신마을도 처음에는 합필을 통한 대규모 공동개발 방식이었다. 그나마 테라스 하우스로 절충하여 진행해 오다가, 관리계획 쪽으로 돌아서면서 지금은 현상을 유지하는 가운데 활기를 불어넣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김봉렬 : 행촌마을은 지금도 근처까지 아파트가 밀려들어온 상태다.

 

김영수 : 그렇다. 경계부 인접한 지역에 교남뉴타운이 있다.

 

김성홍 : 선제공격을 해야 한다는 얘기인 것 같다.

 

임재용 : 1980년 지어진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 포진해 있다. 별다른 방법 없이 그냥 살고 있는 것이니 더 밀려들어오기 전에 삶의 질도 높이고 높이도 유지하면서 골목길 풍경을 살릴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동네블록은 그런 의미에서 제안되었다.

 

이광환 : 좀 더 큰 그림에서 보면, 2025 서울특별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서 이 지역의 주거환경 결핍도 등을 조사하고 재개발 타당성을 검토할 것이다. 물론 가급적 재개발을 하지 않거나 최소화시킬 전략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우리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그런 게 앞으로 더 중요한 과제이지 않을까. 이번에 굉장히 어렵고 첨예한 지역을 선택했는데, 젊은 건축가들이 그런 고민들을 해 보고 대안도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사업단위를 어떻게 만들든지 간에, 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방식까지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임재용 : 기획까지 제안해 보게 하자는 말씀이겠다.

 

이광환 : 예를 들어 결합개발 방식을 이용한다든지, 블록을 묶어서 간단한 소규모 정비사업 개념으로 한다든지, 혹은 물리적인 시설로서 공동체 솔루션을 해결해 본다든지(예를들어 공동의 작업장, 공동주방, 스튜디오 같은), 이런 것들을 얼마만큼 적절하게 제안해 줄 수 있느냐도 중요할 것 같다. 용적률 또한 공모전이라고 해서 낮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성곽이나 문화유산의 문제 등을 모두 고민하여 적절한 용적률을 제안해 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임재용 : 프로그램을 열어놓는 것은 좋지만 또 너무 범위가 커져 버리면 혼란스럽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시 검토해 보겠지만 세대수도 대략의 기준을 정해 놓고, 용적률도 적절한 것을 제시해 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광환 : 정해주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다. 그것을 정해 놓지 않으면 심사에서 검증할 수 없다는 함정이 있긴 하다.

 

임재용 : 주거의 비율을 줄이고 다양한 기능의 공간이 복합화된 블록도 가능할 것 같다.

 

 

열린 이슈 혹은 우선순위를 가진 이슈

 

김성홍 : 이 프로젝트는 문화 유산(성곽)에 대해 새로운 물리적 환경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커다란 이슈가 있고, 또 하나는 포스트 아파트먼트(post APT)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주거 유형의 제안이라는 이슈가 있다. 이 경우는 가볍게 고치는 것이 아니라 큰 틀을 건드리는 제안이 되겠다. 마지막으로 이곳은 저소득층 노인 가구가 많은 곳이고 또 공동체가 끈끈하게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아마 손을 대는 순간 기존의 커뮤니티는 사라지게 되고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일어나게 될 텐데, 이 또한 별개의 이슈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이슈를 다 다룬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우선순위를 두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특히 공동체 문제는 물리적 환경으로 제안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더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임재용 : 우려되는 것은, 아까 도로 재정비의 옵션을 줄 것인지도 고민했지만, 가이드라인을 너무 세세하게 줘버리면 참신한 구상을 놓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지금 세 가지 이슈를 제시해 주셨지만, 나는 응모자들이 이 이슈들을 제각각 다르게 제안해 주었으면 한다. 좀 더 다양한 시각들을 기대하고 있다.

 

김봉렬 : 그러니까 세 가지 이슈들 모두 중요하고, 세 가지 중 적어도 하나는 붙들고 가야한다는 말씀이겠다.

 

아름지기 국장 : 아름지기 입장에서 요청드리고 싶은 것은, 일단 문화재보호법은 아주 명확하고 철저하게 지침이 나갔으면 한다. 만약 그 부분에 논란이 있게 된다면 그것은 아름지기 정체성과도 관련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문화재보호법은 정확하게 규정되어서 나가야 된다. 또 한 가지는 문화유산인 한양도성의 가치가 지형과 한 몸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형과 한 몸이 되어 있는 그 가치를 보존하면서 마을의 그림이 그려졌으면 한다.

아름지기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5회 진행해 오면서 대체로 일관성이 유지된 주제를 제시해 왔다. 그러는 가운데 상당 부분 건드린 부분이 구도심 재생이었다. 그리고 제안된 안들은 정주를 기능적으로 해결하면서 경관을 다룬 게 많았다. 그런데, 실제 제안된 프로젝트 안을 보면서 문제 해결 이전에 선택지를 명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아주 슬럼화되어 있는 곳의 경우, 제3자의 눈으로는 노스탤지어의 풍경이고 조금만 개선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겠지만, 막상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면 세입자거나 불법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겐 개선이 경제와 직결되기도 한다. 그 부분을 고려하여 인프라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선택지가 있을 수 있고, 아니면 소유자의 재산상 가치를 보장해 주면서 누가 봐도 좋게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선택지가 먼저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공모전 안을 보면 그러한 선택지를 건너뛴 채 기능적, 효율적인 주거를 제시하는 경향이 많다. 이런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게 제시되었으면 한다.

 

임재용 :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대상지 선정을 참여자들에게 맡기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참여자들은 몇 개월짜리 용역을 집중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상당히 짧은 기간 동안에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상지를 선택하여 진전시키는 작업의 범위라면 공모보다는 실제 건축가들이 참여하는 용역이어야 가능할 것 같다. 좋은 얘기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렵지 않나 싶다.

 

이광환 : 담아내야 할 세대수나 세대의 크기는 제시해 줄 건가?

 

임재용 : 우선 주거 기능만을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현재 상황은 도로와 만나는 부분에 성곽 관련 안내소 같은 퍼블릭 기능이 하나도 없다. 이 부분은 커뮤니티 시설이나 상가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서 용적률을 주고, 현재 우리가 계산해 놓은 27세대 정도에 다른 기능들을 더하여 제안하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좀 더 세대수를 채울 수도 있을 것이다.

 

이광환 : 27개는 가구수인가, 세대수인가? 사실 이런 경우는 가스 개량기로 환산한다. 기존 재개발 방식이 집주인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도시재생에서의 접근은 사는 사람들이 중요하다. 밀도는 우리가 고민해 줘야 한다는 의미이다. 안 그러면 살던 사람들이 밀려나 버리고 만다. 가장 간단한 게 계량기를 세보는 것이다.

 

임재용 :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밀도가 높긴 하다.(2종일반주거지역, 7층)

 

 

실현가능한 제안이 갖는 파급력

 

김성홍 : 실제로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갈 길이 멀겠지만, 이 작은 대지의 특별해를 통해 다른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보편해를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결과물이 현실가능성을 가진다면 파급력은 분명 있을 거라고 본다.

 

임재용 : 젊은 건축가들을 대거 참여시켜서 실질적인 안, 대안적인 안을 좀 만들어 보고 싶다.


김봉렬 :모두가 실천가능성을 기저에 두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것은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의 최근 경향에서 볼 수 있는 중요한 가치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학생 공모전의 성격이 강했는데 3회부터 졸업생 이상, 그러니까 적어도 대학원생 이상으로 참가자격에 제한을 두고 있다. 더 바란다면 현업에 있는 젊은 건축가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하는 것인데, 이것은 이상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굉장히 복잡한 조건들을 최대한 해결하고자 애쓴 안을 기대한다는 의미이다. 참가자들이 실제 프로젝트라 생각하고 현실감을 갖고 임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여러 가지 제약들이 갖고 있는 정신들을 명기하고 거기에 최소한의 규제, 조건을 제시할 필요는 있겠다. 그 안에서 프로페셔널하게 디자인을 풀어보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한 기준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신지혜 : 그동안 다양한 제안들이 주민 합의가 안 돼서 실행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는 선정 안들을 행촌마을 공터에 전시하여 주민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보고자 한다. 이 부분은 서울시와 협의 중에 있다.

 

이광환 : 이번에 여러 가지 다양한 솔루션이 나올 텐데, 그와 유사한 모델을 필요로 하는 지역은 상당히 많다. 수요가 생겨서 힘을 받으면 서울시가 지원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다. 사실 주민들의 바람을 한마디로 집약시키면 재산가치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과 대화하거나 설득의 창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실증적 사례들이 쌓이는 게 필요하다. 서울시가 미리 빈 집을 사서 거점을 확보해 놓기도 하는데, 그것을 중심으로 이번 프로젝트처럼 소규모 형태의 주거가 시도되고, 그것들이 서로 엮여진다면 거점들이 공공의 장소로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게 굉장히 많이 산재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9개의 성곽 마을도 그렇고.... 아무튼 이번 프로젝트가 좋은 성과나 사례를 낼 수 있다면 다른 곳에 파급력을 행사할 수 여지가 많을 것 같다. 서울시도 좋은 사례가 생기면 주거환경관리사업을 할 때 대안으로 검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성곽마을들


김봉렬 : 궁금한 것은 행촌동이 지금의 상황이 되기 이전에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갖고 있던 모습이다.

 

김영수 : 성곽마을이 무엇인지 말해 본다면, 성곽에 인접한 곳으로 나름대로 더불어 살면서 정체성 혹은 특징을 유지하고 있는 마을 정도로 정의내릴 수 있겠다. 그런데, 일부 마을은 그렇지도 못한 상황이다. 1396년 성곽이 축성될 당시 마을이 있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성곽 주변은 소거된 상황에서 방어의 기능을 수행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이후 1907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은 성곽처리위원회를 만들고 자국 황태자의 방문을 계기로 성곽을 훼철하기 시작한다. 1912년 도로를 넓히는 사업을 할 때는 문루를 없앴고(소의문, 돈의문), 1932년 토지구획정리사업을 하면서는 주변 택지를 개발하였다. 일제강점기 한양도성 주변 10개 지구에 대한 택지개발사업이 시행되었다. 그러나 토지구획정리사업 지구에는 이미 사람들이 토막촌을 형성하면서 살았는데, 이때 일부 사람들이 성곽 주변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서울의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성곽주변으로 사람들의 유입이 가속화 되었다. 북정마을이나 장수마을 등의 형성 시기는 1930년대 이후 급격하게 사람들이 유입될 때이다. 또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급격한 도시화의 과정에서 시민아파트가 건설되는데, 이 아파트 중 일부는 성곽 주변에 입지하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이화/충신마을 쪽의 낙산아파트이다.

그렇다면 성곽마을의 정체성은 어떻게 이해되어야 할까? 본래는 있지도 않은 마을인데 어느 순간 사람들이 들어와서 살기 시작했다. 그러면 우리는 과연 어느 시점부터 인정하고 갈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긴 하다. 하지만 여전이 현 시점에서 바라본다고 하면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고 어느 시점부터는 고착화된 상황이 있다. 이들이 성곽과 더불어 살아왔다는 점에서 가치를 다시 해석해 주는 것이 정립되지 않으면 성곽마을은 여전히 정체성을 잃고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김봉렬 : 다른 성곽마을은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김영수 : 이화/충신마을은 아까 언급한 대로 현상을 유지하면서 재생의 개념으로 가고 있다. 조금 전 이광환 소장의 말씀대로 몇 군데를 매입하고 앵커시설을 넣는 식으로 마을 재생의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이보다 먼저 시행된 장수마을도 비슷한 방식이다. 이화/충신마을은 벽화마을과 맞물려 재생에 탄력을 받은 상황이다. 성북동의 북정마을은 결합개발 방식을 논의했다가 흐지부지 된 후 현재 다시 결합개발 방식의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김봉렬 : 결합개발 방식이 뭔가?

 

김영수 : 두 개의 지역을 함께 묶어서 정비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어 구릉지 경관이나 주변의 가치있는 대상을 보호하기 위해 한 지역의 용적률, 층수를 억제하는 대신 다른 지역에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여 정비하는 방식이다.

부암마을은 좀 자생력이 있다. 이미 땅값이 상당 부분 오르고 문화시설이 침투한 상황에서 자생적으로 움직이게 된 경우이다. 마지막으로 이 행촌마을은 복합적인 문제를 다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밀도와 지역 낙후의 문제, 주거지 재생에서 뒤쳐져 있는 문제, 또 용적률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등 많은 문제를 가진다. 이화마을이나 장수마을은 1,2층 정도 저층이 많다. 하지만 행촌동은 3,4층 다가구가 집중적으로 들어앉아 있는 상태라서 밀도는 훨씬 더 높다. 또 밑에 다산로에 붙은 다산지구 같은 경우는 아파트 개발 압력이 굉장히 센 지역이다. 정리하자면, 이화/충신, 장수, 북정마을 정도가 이미 마을 재생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있고 행촌마을이 이제 서서히 시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임재용 : 우리 대상지는 밀도가 낮은 편이지만, 아래쪽은 이미 꽉 찬 상태이니 행촌마을도 결합방식의 대안이 필요할 것 같다.

 

주차문제

 

이광환 : 나는 굳이 이 지역에 자동차를 꼭 가지고 다녀야 하나 싶다. 여기 살고 싶은 사람은 자동차를 가지고 다니지 말라는 규정 같은 게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카셰어링(carsharing) 같은 제도를 도입해서 이곳의 주차대수를 한정하면 어떨까.

 

임재용 : 다른 프로젝트에서 카셰어링을 한번 제안해 본 적이 있는데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더라.

 

이광환 : 어차피 규모가 적으면 주차대수는 줄게 되어 있다.


임재용 : 대지가 경사지라서 길 쪽에서는 전혀 인지되지 않는 지하주차장이 가능할 것 같기도 하다.

 

이광환 : 물론 그것도 가능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이곳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고려하면 주차장은 심각한 문제가 된다. 주차장을 땅속에 파 넣는 것은 근본적으로 지형을 변화시키는 것 아닌가 생각되고….

 

임재용 : 평지면 답이 없겠지만 경사지라서 지형의 변화없이 해결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이광환 : 옥인1구역을 재개발할 때, 주차장을 한 쪽에만 넣는 것을 제안했는데 주민들이 동의를 해주었다. 지금까지 차 없이 살아온 데다가 사업비 등을 고려해보니 주차장을 꼭 고집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비상도로는 확보했지만…. 이번 공모를 통해 제안자가 근본적인 주차 문제까지 고민하면 좋겠다.

 

새로운 풍경


김봉렬 : 오늘 많이 등장한 단어가 밀도, 용적률 등이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 한국관을 맡아서 ‘용적률 게임’을 주제로 전시 준비하고 있는 김성홍 선생의 생각이 궁금하다.

 

김성홍 : 첨예한 땅이라서 모든 것을 다 끌고 가기는 어렵지 않겠나 싶다. 고민해야 할 이슈들의 우선순위를 좀 정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어차피 아이디어 공모로서의 새로운 어젠다(agenda)를 만들어내는 것이니까 실천 가능성을 전제로 하되 모든 것을 다 풀어야 한다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 같다. 모든 것을 다 해결하려고 하면 무미건조한 게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임재용 : 어찌 보면 큰 덩어리의 개발이지만, 결과물은 잘게 쪼개져서 보이는 풍경을 기대한다. 쓱 봤을 때 단독필지처럼 보일 수도 있는 풍경이다. 즉 기존 환경에 전혀 이질감 없는 솔루션을 내달라는 게 주문이다. 그것을 주제 설명에 추가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래쪽은 주차장 등의 기능과 함께 붙어 있다고 하더라도 위쪽은 분절해 달라는 것이다.

 

이광환 : 어쨌든 흥행을 하려면 주문을 많이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임재용 :내 생각도 그렇다. 몇 개의 가이드라인만 주고 마음대로 해석할 수 있게 놔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심사를 하면서 발견의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김봉렬 : 오늘 좌담회를 통해 성곽의 역사성에 대한 것, 지금 살고 있는 물리적 공동체의 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의 형식, 물론 대전제는 풍경을 만드는 것이지만 가급적 주민 공동체라는 것을 강하게 의식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오갔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다분히 실현가능한 안으로 제안되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모두가 똑같았다. 아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얘기들이 오가는 자리였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HTP6 좌담회

HTP6 좌담회

성곽마을 동네블록 – 새로운 삶의 풍경을 짓다

장소: 아름지기 사옥

일시: 2016년 3월 25일 17시

HTP5 좌담회

HTP5 좌담회

적은 차, 나은 도시

장소: 아름지기 사옥

일시: 2014년 9월 28일 일요일

HTP4 좌담회

HTP4 좌담회

한옥의 경계, 이 시대의 집합도시한옥

장소: 아름지기 사옥

일시: 2013년 11월 22일 16시

HTP2 좌담회

HTP2 좌담회

정주, 서촌, 도시한옥

장소: 아름지기 안국동 한옥

일시: 2010년 11월 3일 7시

HTP1 좌담회

HTP1 좌담회

왜 지금의 시점에서 한옥에 대해 다시 논의하고 그 대상지로서 서촌에 주목하는가

장소: 공간사옥 內 한옥

일시: 2009년 10월 19일 13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