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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네트워크 회복을 위한 블록접속장치

개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은 파티를 즐기고, 도시를 거닐고, 공원 벤치에 한가롭게 앉아 커피를 마신다. 하지만, 시간이 ‘적은’ 사람들은 바삐 걷고 뛰며, 시간을 벌기 위해 일을한다. 그들은 출퇴근 버스 안에서야 한숨을 돌리고, 창 밖으로 스치듯 지나가는 도시를 바라본다. 창 밖으로 보이는 도시가 그들에겐 도시의 전부이다. 그러다 우연히 100년이라는 시간을 얻게 된 주인공은 처음으로 한가로이 벤치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고, 도시를 둘러보고 하늘을 보게 된다. 영화 <인 타임>의 한 장면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도 시간이 적은 사람들이기 때문인지, 우리가 바라보는 도시도 차창 밖으로 스치듯 지나가는 도시가 전부인 듯하다. 걷고 싶어도 걸을 수 있는 거리를 잃어버린지 오래기 때문이다. 차로가 단절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인도가 중간에 사라지고 단절되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되었다. 그나마 남은 인도마저 자동차에 점유당한지 오래다. 이런 도시에서는 ‘관계’가 형성되기 힘들다. 관계란, 공간을 점유하고, 시간을 소비해야 형성될 수 있으며, 그렇게 형성된 ‘관계’ 속에서 우리는 편안함을 느끼며 사람들과 소통하며 거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의 시작은 ‘거주’에 관한 다른 관점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무는 업무 지역으로 눈길이 옮겨졌다. 제안하는 이 프로젝트가 실현된다면, 도시 블럭 내부를 자유롭게 거닐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넓게는 청계천 주변블럭 전체와 연결될 수 있다. ‘동-서’로는 정동-덕수궁-시청광장-다동•무교동–을지로2가를 잇고, ‘남-북’으로는 명동-롯데백화점-다동•무교동–청계천–종로–광화문(또는 인사동)을 이어줄 것이다. 사람들은 그 길을 따라 거닐며 공간을 점유하고, 시간을 소비하며 관계를 맺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