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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피노키오

개요

2004년 공간국제학생건축상 <서울 시나리오>을 통해 서울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다. 10년이 지났다. 그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남대문이 전소되었고 DDP가 지어졌다. 서울 시장이 바뀌었으며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백지화가 되었다. 그리고 김수근의 공간사옥 주인이 바뀌었다. 얼마전에는 현대자동차는 한전부지를 10조에 매입했다. 부지 비용과 향후 각종 기부채납 및 건물 시공비까지 합치면 모두 15조원이 넘게 들어갈 것이다. 마천루의 저주가 우려된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상대적으로 좋을 때의 낙관적 전망 아래 추진된 초고층 건물 프로젝트가 경기 침체기에 완공돼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말한다. 이미 서울은 고층빌딩이 갖는 우려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잠실에 건설 중인 롯데타워는 많은 문제를 야기시키지만 교묘하게 감추며 하늘을 향해 끝없이 길어진다. 마치 거짓으로 길어지는 피노키오의 코와 같이.
그래서 우리는 서울에 대한 통해 새롭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제안하기보다는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기억상실에 걸린 도시, 서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다. 마치 피노카오가 사람이 되고자 모험을 떠나듯. 서울을 서울답게 그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그 과정안에서 각자가 만들어 가는 다양한 결과물이 바로, ‘서울 피노키오’다. ‘서울 피노키오’는 목각인형 피노키오가 소년이 되고 싶어 푸른 요정을 찾아 긴 모험을 떠나듯, 재개발로 기억상실에 걸린 도시 서울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서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한 편의 시나리오이다. 이 이야기의 결말은 도시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다.
미래의 도시상을 정확히 파악하기란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일지라도 불가능하리만큼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시는 한 장의 ‘그림’ 모양, 한 시점 위에서 임의로 그려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지능과 노력이 역사와 전통 속에 집적되어 왔고 또 앞으로도 무한의 변모를 이룩해 나갈 성질의 것으로서 생활개선이라는 인간의욕의 원심력 방향으로 도시가 자꾸만 뜯어 고쳐지는 반면 전통에 대한 애착과 생활의 보수성에 기인되는 구심력 정착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은 지금까지 변화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뿐 아니라 그 변화의 속도와 규모는 지금보다 더 경이적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려내는 도시에 대한 자유로운 착각 속에 그 속도는 그리 중요치 않다. 오히려 유년시절의 기억을 되짚어 오랜 기억을 간직한 그 한 곳을 다시 추억했다. 35년이 넘는 오랜기간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의 상징으로 남아있는 은마 아파트가 갖는 다양한 이슈, 그 중 자동차로 인한 문제를 주시했고 우리가 써내려가는 ‘서울 피노키오’는 그렇게 시작된다.